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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으내 그리움이 더해 가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울긋불긋 가을이 익는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는 온데간데없다. 어릴 적, 가을은 먹을 게 많아 좋은 계절이었다. 벼나 보리 따위의 농작물을 거두어들인다는 뜻의 ‘가을하다’란 말이 이를 말해준다. 떡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가 해주시는 술빵을 먹을 수 있었다. ‘입이 궁금하던’ 차에 먹었으니, 그야말로 꿀떡이었다. 입이 궁금하다는 건, 배가 고프진 않지만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 말한다. ‘입이 심심하다’와 닮았다. 말맛 차이는 약간 있지만 충청도에선 이를 ‘구준하다’라고 표현한다. 이 낱말, 한성우 인하대 교수는 충남 아산의 방언 조사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 음식의 언어’에서 이렇게 들려준다. “구준한 게 뭐유?” “거 있잖유. 딱히 배가 많이 고픈 건 아닌데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거, 시장한 것은 아니고 약간 출출한 거, 밥 말고 뭔가 주전부리를 하고 싶은 거.” 하지만 (입이) 궁금하다, 심심하다, 구준하다는 우리말 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볼가심’의 뜻풀이에서 궁금
by 가으내 그리움이 더해 가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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