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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 바닥은 왜 검을까? [안영배의 도시와 풍수]

경복궁을 상징하는 건물인 근정전은 온통 불그스름한 자주색이다. 건물을 지탱하는 내외부의 기둥, 왕이 앉는 용상 주변이 모두 붉은 색이다. 반면 근정전 내 넓은 바닥은 한결같이 거무스름한 빛깔을 띠고 있다. 흙을 네모반듯하게 구운 방전(方塼)을 깔아놓은 것으로, 조선왕실을 대표하는 근정전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근정전은 하늘의 으뜸 별자리인 자미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각이다. 근정전을 오르는 돌계단의 소맷돌에 새겨진 구름무늬부터 근정전이 구름 위의 하늘 궁전임을 암시한다. 근정전의 돌계단 사방에 동쪽하늘의 별자리를 상징하는 청룡, 서쪽 하늘의 별자리 백호, 남쪽 하늘의 별자리 주작, 북쪽 하늘의 별자리 현무 조각상을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근정전 내부를 들여다보면 바닥이 마치 어둑한 허공처럼 보인다. 근정전 돌바닥이 북극성과 북두칠성이 있는 자미원 공간임을 거무스름한 색(玄)으로 표현한 것이다.
by 경복궁 근정전 바닥은 왜 검을까? [안영배의 도시와 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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