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빛, 바람 담은 한국건축[임형남·노은주의 혁신을 짓다]
1936년에 만든 ‘미몽’이라는 흑백영화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삼천만의 연인’이라 불리던 문예봉이 나오는데, 내용도 좋았지만 1930년대 경성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지금의 서울 북촌 가회동 일대는 주택 개발로 커다란 필지를 쪼개서 만든 도시형 한옥들이 들어서고 있었고, 주인공 부부는 그곳에 살고 있었다. 당시 주거 풍경과 더불어 부인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호텔에 가서 맥주를 마시는 등 예상치 못했던 일상도 볼 수 있었다. 과거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공간을 만들고 살아왔는지 추측해 볼 수 있는 귀한 자료였다. 세상은 변한다. 사람도 변하고 사람이 사는 집도 많이 변한다. 집을 연구하는 것은 바로 시대를 연구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근대는 자의가 아니라 외세의 강요에 의해 어렵사리 몸을 맞춰야 했던 시간이었다.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것이 변했고, 도시로 사람이 몰리며 기존의 밀도와 사회적인 시스템을 재편해야 했다. 이후 광복과
by 공간에 빛, 바람 담은 한국건축[임형남·노은주의 혁신을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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