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손 - 서시[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320〉
두 손을 펴든 채 가을 볕을 받습니다하늘빛이 내려와 우물처럼 고입니다빈 손에 어리는 어룽이 눈물보다 밝습니다.비워 둔 항아리에 소리들이 모입니다눈발 같은 이야기가 정갈하게 씻깁니다거둘 것 없는 마음이 억새꽃을 흩습니다.풀향기 같은 성좌가 머리 위에 얹힙니다죄다 용서하고 용서받고 싶습니다가을 손 조용히 여미면 떠날 날도 보입니다.이상범(1935∼ )
by 가을 손 - 서시[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320〉
by 가을 손 - 서시[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320〉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