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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흙을 밟으랴” 경술국치때 목숨 끊은 운암의 시

‘객이 와서 전하기를 나라가 없어졌다 하기에 미칠 듯한 심사에 눈물 흘리며 처참해지네. 발꿈치 들고 어찌 청산의 흙을 밟으랴. 문 걸어 닫고 대낮 하늘의 해를 보지 않네.’ 1910년 경술국치 소식을 들은 운암(雲巖) 정두흠(1832∼1910)은 이런 내용의 한시 손명사(損命詞)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운암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직언하는 관직인 사간원 정언(正言)과 사헌부 지평(持平)을 지냈다. 홍순석 강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25일 ‘장흥 지역의 순국지사와 절의 정신의 발현: 정두흠의 손명사’ 논문을 발표했다. 홍 명예교수는 올 8월 운암집(사진)을 번역하면서 손명사를 발견했다. 운암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아 운암의 생전 활동상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9월 현장답사 때 운암이 집 뒤에 지은 정자인 망화대(望華臺)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견했다. 이곳에는 ‘망화대’라고 적힌 돌비석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경술국치 직후 순국한 매천 황현(1855∼1910)이나
by “어찌 흙을 밟으랴” 경술국치때 목숨 끊은 운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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