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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의 영원한 조수” 한국 산의 아름다움 남기다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 경남 함양군과 하동군의 경계에 있는 지리산 벽소령(碧宵嶺) 부근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이 찍힌 건 1959년 8월. 한여름인데도 나무들이 발가벗은 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다. 원래는 사람의 손길이나 자연 재해를 겪지 않은 원시림인데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6·25전쟁 후 월북하지 못하고 남한에 남아있던 지리산 지역 공비를 토벌하기 위해 남측 군경이 1950∼1956년 실시한 지리산공비토벌작전 중 의도적으로 낸 산불 때문이다. 이 사진엔 한국 산의 슬픔이 녹아 있다. 지난달 20일 고(故) 김근원(1922∼2000)의 사진집 ‘산의 기억’(열화당)이 출간됐다. 김근원은 1950∼1980년대 한국 산의 모습을 찍은 1세대 산악사진가다. 책엔 김근원이 필름으로 찍었고 디지털로 복원된 흑백 사진 수백 장이 담겨 있다. 김근원의 아들 김상훈 씨(68)가 아버지와 연이 있는 산악인들과 대화한 뒤 아버지의 시각에서 사진을 찍은 상황에 대해 쓴 글도 담겨 있다.
by “나는 아버지의 영원한 조수” 한국 산의 아름다움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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