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 모른다[동아광장/최인아]
어제 아버지의 사십구재를 치렀다. 생을 다한 다음의 묫자리가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그래도 유골을 모신 자리가 해도 잘 들고 경관이 좋으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아버지는 여름의 끝자락에 응급실로 실려 가셨다. 배가 많이 아파서였는데 CT를 찍으니 담석이었다. 구십을 넘긴 고령이라 전신 마취수술 대신 관을 집어넣는 시술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2주일쯤 지나자 담석으로 인한 담낭염은 깨끗해졌다. 그런데, 다른 중대한 문제가 생겼다. 음식을 삼키지 못했다. 음식은커녕 물도 넘기질 못해 물 한 모금을 드시고도 연신 기침을 했다. 다들 아시지 않나.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폐렴이 되기 쉽고 노인의 직접 사인은 많은 경우 폐렴이다. 병원에선 관 급식을 하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의식이 또렷한 데다 평생 호랑이 같았던 아버지는 치욕스럽다며 거부해 45일간 링거만 맞았다. 그러는 중에 피하고 싶은 그 순간이 왔다. 고령에다 기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 올겨울을 넘기실까 걱정했지만 그렇게 빨
by 우리는 잘 모른다[동아광장/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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