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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새로운 시험지는 이제 펼쳐졌다[동아시론/김별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의 날씨는 수도권 기준으로 최저 기온 3도, 최고 기온 10도, 비올 확률은 20퍼센트였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포근한 날이라 했지만 수험생들이 체감한 온도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국립국어원의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에 등록된 ‘수능 한파’라는 단어의 의미는 단순히 온도계의 눈금을 가리키지 않는다. 수능을 치르는 시기가 되면 갑자기 내려가는 기온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느끼는 냉기와 한기에 가까울 테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시험을 치르던 그날도 어둑새벽은 몹시 추웠다. 도시락 가방을 주렁주렁 매달고 수험장을 찾아가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엄마들이 닫힌 교문의 차가운 쇠창살을 붙잡고 간절한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몇 해 전에는 나도 그 엄마들의 자리에서 시험을 보러 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좇았다. 지각한 어떤 아이가 허둥지둥 달려 들어가고 교문이 쿵 닫힌 뒤에도 좀처럼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 코가 새빨개진 엄마들 사
by 인생의 새로운 시험지는 이제 펼쳐졌다[동아시론/김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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